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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면 뉴스

하버드 의대 제이컵스박사가 제안하는 불면증 극복 6주 프로그램 By 관리자 / 2004-04-28 AM 08:01 / 조회 : 4974회
“세상의 모든 불면증 환자들은 수면제를 대체할 수 있는 안전하고도 매우 효과 있는 치료법을 사용할 수 있게 됐다.”
미국 하버드의대 디코니스병원 수면장애센터의 그레그 제이컵스 박사가 개발한 불면증 자가치료 6주 프로그램에 대해 같은 대학 허버트 벤슨 교수가 내린 평가다. 제이컵스는 “수면제 같은 약물치료로는 불면증 원인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잘못 학습된 생각과 행동’을 교정할 수 없다”며 “그 이유는 불면증 환자로 하여금 자기 밖에서 해결책을 찾게 해 자신통제감이나 자신감을 잃게 하는 데 있다”고 지적한다.
제이컵스는 이에 따라 6주간에 걸쳐 단계적으로 수면에 관한 생각과 행동을 바꾸고 정신적 스트레스를 조절하는 방법을 배우고 실천함으로써 불면증을 환자 스스로 치료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개발해 임상에 적용한 결과 놀라운 치료 성적을 거뒀다.
평균 10년 동안 불면증에 시달리면서 대부분 정신치료를 받고 수면제를 복용했으나 정상 수면을 회복하지 못한 환자들을 대상으로 6주 프로그램을 시행한 결과 100% 수면이 개선됐고, 90%는 수면제를 줄이거나 끊을 수 있었고, 75%는 정상 수면을 회복한 것이다.
제이컵스는 과학적으로 효과가 입증된 불면증에 대한 세계 최초의 비약물 치료법으로 주목받고 있는 이 프로그램을 널리 알리기 위해 지난 1998년 〈불면증 극복〉(부제: 하버드의대가 개발한 불면증 자가치료 프로그램)이란 책을 펴냈다.
서울아산병원 정신과 이철·홍진표 교수팀은 제이컵스의 불면증 자가치료 6주 프로그램을 국내에 소개하기 위해 이 책의 번역·출간을 추진하고 있다.
이 프로그램은 ‘60초 수면일기’(표)와 여섯 단계별 ‘수면 개선 점검표’를 환자 스스로 작성하도록 함으로써 자가치료를 꾀하고 있다. 각 단계별 핵심 사항은 다음과 같다.

◎첫째주 /“수면제 없인 못자” 부정적 생각 뒤집기
불면증 환자들은 낮 시간 활동에서 발생하는 문제들을 모두 수면 부족 탓으로 오해하는 경우가 잦다.
그러나 낮 시간 활동에 지장을 초래하는 요인은 수면 부족 이외에도 스트레스, 영양상태, 운동, 술, 약물, 일조량, 유전자 등 무수히 많다.
중년기의 평균 수면 시간은 7시간 정도이지만, 5시간만 자도 핵심 수면(깊은 잠)은 취한 것이고, 수면 요구량은 사람과 나이에 따라 다를 수 있음을 깨달아야 한다.
“난 어젯밤에 한숨도 못 잤어” “나는 여덟 시간은 자야 하는데” “불면증 때문에 건강이 나빠질 거야” “남들은 잘들 자는데 왜 나만 못 자는 거야” “나는 이제 수면제 없이는 절대 못 자” 등 수면에 대한 부정적 생각들을 긍정적으로 바꿔야 한다.

◎둘째주 / 취침·기상시간 꼭 지켜야
불면증 환자들은 대다수가 못 잔 잠을 보충하기 위해 다음날 잠을 더 자려고 한다. 그러나 늦잠은 불면증의 중요한 원인이다. 밤에 늦게 자는 일이 있더라도 기상시간은 규칙적으로 지켜야 한다. 너무 피곤해 예정된 시간에 잠자리에 드는 게 어려울 경우에는 걷기나 간단한 집안일 하기 등 가벼운 신체적 활동을 해 예정된 취침 시간을 지킨다. 저녁 내내 텔레비전을 보거나 소파에 늘어져 있으면 오히려 취침시간을 지키기 어렵다. 잠자리에서는 잠과 성행위만 하도록 한다. 잠자리에 누워 20~30분 이내에잠들지 않거나, 밤에 깬 뒤 20~30분 이내에 잠들지 않으면 다른 방으로 가거나 잠자리에 앉아 독서 등 조용하고 편안한 활동을 한다. 잠이 안 올 경우 잠자리에 누워 책을 읽거나 텔레비전을 보는 것은 한 시간 이내에 잠들 수 있을 경우에만 괜찮다.

◎셋째주 / 운동은 3~6시간 전, 목욕은 2시간 전에
운동과 같은 신체 활동, 취침 전 목욕, 정신적 활동 등을 숙면에 도움이 되도록 한다. 아침부터 해질 때까지는 자연광을 쬐도록 한다. 또 카페인, 니코틴, 알코올은 피한다.
운동의 경우 잠들기 3~6시간 전에 하면 수면에 가장 좋다. 취침 전 3시간 이내에 운동을 할 경우에는 체온이 높아져서 잠들기 어렵게 된다. 운동이 아니라도 엘리베이터 대신 계단을 이용하거나, 자동차 대신 자전거를 이용하는 등 중등도의 신체활동도 숙면에 도움이 된다.
목욕 뒤에는 운동보다 더 빨리 체온이 떨어지기 때문에 목욕은 잠들기 2시간 전에 하는 게 좋다. 운동하지 못한 날에 좋은 대안이라고 할 수 있다. 강좌를 듣거나 컴퓨터를 배우거나, 새로운 취미나 활동을 찾고,책을 읽거나, 여행을 하거나, 사교적인 만남을 하라. 정신적이며 지적인 자극은 수면 욕구를 증진시킨다.

◎넷째주 / 복식호흡하며 근육 이완
이완 반응은 3단계로 진행하고 안전하고 비용이 전혀 들지 않는 게 장점이다. 1단계로 몸 전체의 근육을 이완시킨다. 잠자리에 누워 이완감이 점차 몸 전체로 퍼지는 것을 느껴 본다. 2단계로 배로 호흡하는 복식호흡을 통해 이산화탄소 배출과 산소 흡입이 효과적으로 이뤄지도록 한다. 한 손은 배 위에 놓고 다른 한 손은 가슴 위에 올려 놓고 숨을 천천히 쉬거나 깊게 쉬려고 애쓰지 말고 단지 배로 호흡하는 것에만 초점을 맞춘다. 3단계로 중립적이고 반복적인 정신집중 기법을 이용해 숙면을 유도한다. 숨을 내쉴 때 조용히 한 단어를 계속 되풀이하거나 숨 쉴 때 배가 오르내리는 것에 정신을 집중해도 좋다.

◎다섯째주 /기분좋고 기대되는 일에 생각 모아
스트레스 상황에 마주쳤을 때 “나는 항상 운이 없어”라는 식의 부정적 사고가 심해지기 전에 생각을 멈춘다. 이어 근육을 이완시키고 복식호흡을 하는 것을 통해 마음을 편안하게 가다듬은 뒤 관심을 부정적 사고에서 긍정적 측면을 찾는 쪽으로 돌린다. 이때 “이 상황의 긍정적 측면은 없는가” “내가 한 달밖에 못 산다면 이 일이 대체 얼마나 중요할까” 등 10가지 인지교정 질문을 스스로에게 던질 수 있다.
잠자리에 들 때 또는 자다가 깨었을 때 삶의 밝은 면, 낮 동안의 성취나 기분 좋은 일, 뭔가 기대되는 일, 가장 좋았던 휴가 등 긍정적 생각에 집중하는 습관을 가지는 것도 수면에 큰 도움을 준다.

◎여섯째주 /자원봉사나 종교, 스트레스 해소에 도움
스트레스에 강해지는 태도와 믿음이 있으면 더 큰 기쁨, 정신적 평온함, 건강한 인생관을 누릴 수 있다. 불확실성에 부딪쳐도 최상의 결과를 기대하고, 사건의 긍정적 면을 주로 보는 낙관적 태도를 견지한다. 자신의 한계를 넘는 일에도 헌신하고, 스트레스와 변화를 도전할 만한 일로 보는 등 스트레스에 강인한 면모를 발전시킨다. 너무 잦고 부적절한 분노의 감정은 가라앉힌다. 스트레스를 웃어넘길 수 있는 마음의 여유를 갖는다. 자원봉사와 같은 이타적 행위, 종교적 믿음과 기도도 스트레스를 줄여 수면 개선에 도움을 준다. 여러 연구에 따르면 남을 돕는 사람들은 스트레스의 악영향을 받지 않고 건강이 향상된다.
안영진 기자 youngjin@hani.co.kr

■ 60초 수면 일기부터 써보세요!
1. 어젯밤 잠자리에 든 시간? 불 끈 시간은?
2. 잠 드는 데 대략 얼마나 걸렸나?
3. 밤에 몇 번이나 깼는가?
4. 깰 때마다 몇 분이나 깨어 있었나?
5. 오늘 아침 최종적으로 눈뜬 시간은?
그리고 언제 잠자리에서 일어났나?
6. 어젯밤 대략 몇 시간이나 잤나?
7. 어젯밤 잠자는 데 총 몇 시간을 사용했나?
(불을 끈 뒤 아침에 일어날 때까지의 시간)
8. 어젯밤 수면의 질은?
(‘아주 좋았다’에서 ‘매우 나빴다’까지 5등급 평가)
9. 어젯밤 복용한 수면제 종류, 양과 횟수는?
10. 수면에 대한 부정적 생각과 긍정적 생각들은?
자료 :하버드의대 불면증 자가치료 6주 프로그램

■“약 끊으면 다시 잠 못이루는 밤”
미국 하버드의대 그레그 제이컵스 박사는 “이상적 수면제(기적의 신약)가 개발된다고 하더라도 그것은 불면증 치료가 자기 외부의 요인에 달려 있다는 믿음을 강화하게 될 뿐이다”라고 말한다.
불면증에서 벗어나기 위해 수면제에 의존한다면 약을 먹는 동안은 수면이 개선될지 모르지만 복용을 중단하자마자 불면증은 되살아날 것이라는 지적이다.
그에 따르면 대부분 항불안제로 팔리는 수면제는 벤조다이아제핀계 약물로 두뇌 활동을 억제하고 뇌파 속도를 느리게 하여 수면을 촉진하지만, 4~6주 계속 복용할 경우에도 효과가 지속된다는 과학적 증거는 없다고 한다.
소량의 진정성 항우울제는 벤조다이아제핀계와 달리 깊은 잠을 방해하지 않고 신체적 의존을 일으키지 않아 불면증 환자에게 많이 처방되는 경향이 있지만 낮 동안의 숙취 현상이 생기고 심리적 의존을 일으킬 수 있다.
의사의 처방 없이 살 수 있는 일반의약품으로는 항히스타민제 약물이 불면증 해소에 도움을 주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나 설탕 덩어리보다 더 효과가 있다는 과학적 증거는 없다. 항히스타민제는 부작용으로 졸리게 하는 효과는 있지만 잠들게 하는 효과는 없다는 것이다.
이른바 ‘수면 호르몬’으로 알려진 멜라토닌은 대부분 건강보조제로 판매되고 있는데, 생체 멜라토닌이 적은 노인 불면증 환자에게서 수면 보조제 정도의 효과는 있을 것이라는 연구 결과가 있기는 하지만 젊은이와 중년 성인의 불면증에 효과가 있다는 과학적 증거는 거의 없다. 멜라토닌은 특히 혈관을 수축시킬 수 있으므로 심장병이 있는 사람에게는 금기이고, 다량으로 복용할 경우 수정을 방해하기 때문에 임신을 원하는 여성은 사용하지 말아야 한다.
다만 수면제도 다른 약물처럼 사려 깊게 사용하면 효과를 거둘 수 있다. 비행 시차나, 사랑하는 이의 죽음, 이별, 이혼 등으로 며칠 또는 몇 주간 간헐적으로 수면제를 사용하는 것은 단기 불면증이 만성 불면증으로 발전하는 것을 막는 데 효과적일 수 있다는 것이다.
일부 수면 전문가들은 약상자 안에 소량의 수면제를 갖고만 있어도 언제든지 복용할 수 있다는 생각에 안도감이 들고 불면증에 대한 공포를 줄일 수 있어 불면증 환자에게 도움이 된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제이컵스는 “상황이 어떻든 간에 수면제를 찾기 전에 먼저 불면증을 일으키는 생각과 행동을 수정하려고 노력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안영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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